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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바닥 경전
 관리자  | 2019·12·25 23:46 | HIT : 59 | VOTE : 18
* 발바닥 경전 * / 천향미

          
늦은 퇴근길 지하철 맞은편에 앉은 여자의 발을 본다
빨간 페디큐어 바른 하얀 발
옹이 많은 내 발바닥이 부끄러워 슬며시 감추고 싶다
앞만 보고 걸어 온 걸음에 제동을 걸고 싶다

엄지발가락처럼 삐뚤어질 거야
무지외반의 아우성이 들린다
기껏해야 바닥, 발바닥 때문에
어루만지지 못했던 직립의 시간에 통점이 잡힌다

발자국에 울음까지 가두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  
첫 울음 터트린 아이의 발에 잉크를 묻혀 탁본 할 때
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 축복을 기원하며
울음의 가장 깊은 곳이 바닥이라는 것 몰랐다

가만히 발바닥을 쓸어보며 티눈 박힌 생이라니
돌보지 못한 바닥의 혈 자리를 짚어 본다
아프다 아프다
바닥에 누운 지압점이 함께 울어주는 밤이다
  
  걷는다는 것  신동훈 16·10·21 300 7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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